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의 메모리 용량을 줄였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면서 테크 업계 전반에서 메모리 탑재량을 줄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머스크는 1일(현지 시각) 소셜미디어 X에서 “AI5 칩에 들어가는 저전력 D램(LPDDR)을 당초 계획의 절반인 72기가바이트(GB)로 줄였고, AI6은 3분의 1 줄인 144GB로 조정했다”며 “옵티머스(테슬라의 휴머노이드) 생산에 필요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할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했다. 머스크는 2일에는 AI5 칩의 메모리를 96GB로 조정했다고 밝혔지만, 전체 메모리 용량은 여전히 기존의 3분의 2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AI5와 AI6는 테슬라가 자율주행과 로봇의 인지·판단 기능을 위해 자체 개발 중인 차세대 AI 칩이다.
이 같은 용량 조정의 배경에는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이 있다. 메모리 업체들이 AI 서버용 제품 생산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다른 용도의 메모리까지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비용 부담도 커진 것이다. 공급 물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목표한 칩·로봇 생산량을 맞추려면 제품당 메모리 탑재량을 낮춰야 한다. 부족한 메모리를 더 많은 제품에 나눠 쓰면서 원가를 낮추고 물량을 확보하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엔비디아 역시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칩 ‘루빈 울트라’의 메모리 탑재량을 기존 1테라바이트(TB)에서 적게는 192GB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부족이 공급업체의 전례 없는 초호황을 이끌지만, 너무 오래 이어지면 고객들이 사용량을 줄이는 ‘수요 파괴’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PC 업체들이 원가 부담으로 저장장치 용량을 줄여 평균 탑재량과 구매 물량이 함께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분야에서도 메모리 절감 설계가 확산하면 미래 수요가 당초 기대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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