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슈퍼컴퓨터 기술 혁신을 놓고 총성 없는 전쟁 중이다. 슈퍼컴퓨터는 현재 나와 있는 컴퓨터 중 가장 빠르고 큰 몸집을 가진 것이다. 짧은 시간 안에 복잡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서 인공지능은 물론 정부 기관이나 연구기관, 일기예보 기관 등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현재 사용되는 최첨단 슈퍼컴퓨터는 엑사플롭스급이다. 엑사란 100경을 의미하는데 1초에 100경번의 연산을 한다는 뜻이다. 미국의 프론티어가 이 같은 성능을 갖추고 있다. 보통 슈퍼컴퓨터라고 하면 1초당 1000조번 연산을 할 수 있는 페타플롭스급 이상을 말한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은 현재 엑사급 슈퍼컴퓨터를 1기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2기를 설치 중이다. 공식적으로 엑사급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뿐이다. 그 다음은 중국이다. 중국은 대외적으로 슈퍼컴퓨터 성능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2~3대 정도가 가동 중인 것으로 본다. 그 뒤를 일본과 유럽 등이 따르고 있다.한국의 경우는 톱10 정도에 만족해야 하는 처지다. 우리나라에서 슈퍼 컴퓨터가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1988년의 일이다. 연구전산망의 중앙전산기로 도입됐는데 2기가 플롭스급이었다. 이후 꾸준히 성능 향상이 이뤄져 현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보유한 슈퍼컴퓨터 5호기의 경우 25.7페타플롭스의 연산 능력을 갖췄다.슈퍼컴퓨터가 대세이지만 이보다 더 빠른 성능의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경쟁도 치열하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보다 30조배나 빠른 초고속 연산능력을 발휘한다. 하지만 아직은 풀어야할 난제들이 많아 실용화까지는 먼 길이 남아 있다. 또 양자 컴퓨터는 특정 분야만 사용할 수 있어서 슈퍼컴퓨터는 여전히 유용하다는 분석이다.우리나라가 슈퍼컴퓨터 보유 대수 기준 세계 7위, 성능 기준으로는 세계 9위를 기록했다. 이달 중순 미국에서 열린 ‘슈퍼컴퓨팅 콘퍼런스 2023’에서 발표된 전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톱 500’에 따르면 이에 든 우리나라 슈퍼컴퓨터는 총 12대로 이탈리아와 함께 7위를 차지했다. 성능 기준으로는 총합 151.3페타플롭스로 9위였다. 개별적으로는 네이버가 보유한 세종이 22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고 삼성 종합기술원 SSC-21(28위), 기상청 구루(47위)와 마루(48위) 등이 뒤를 이었다.슈퍼컴퓨터는 한 국가가 보유한 정보기술(IT)의 집약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활용 범위도 제약, 기상 예측, 신소재 연구 심지어는 가상 핵실험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미국이나 중국, 일본, 유럽에 비해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은 3천여억원을 들여 600페타플롭스급 슈퍼컴퓨터 6호기를 구축할 계획이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슈퍼컴퓨터 경쟁에서 한발 물러서는 형국이다. IT강국을 자부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출처 : 전라일보(http://www.jeolla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