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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협곡의 분석가' 매드라이프-캡틴잭이 걷는 e스포츠 인생 2막

dhdld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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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석 : 18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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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각기 다른 저마다의 굴곡을 가지고 있다. 천천히 올라가거나 빠르게 내려가거나. 때론 정신없는 속도에 주변 풍경을 놓친 채 지나친다. 스스로 매일매일 똑같은 일상을 견딘다 생각하지만 멀리서 보면 마치 롤러코스터 같은 모습이다. 이런 이치로 우리는 선수들의 삶과 가까워질 때 그들이 흘린 땀을 보게 될 것이고, 멀어질 때 그들의 굴곡을 보게 될 것이다.

"제일 힘들었던 건 은퇴하면 끝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난 이후에 뭘 해야하지, 어떻게 해야하지." 

은퇴 후에도 해설과 개인 방송, 코치까지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했던 '매드라이프' 홍민기와 '캡틴잭' 강형우였지만 그 길은 결코 평지가 아니었다고 말한다. 새로운 도전을 하기까지 어떤 날을 셌고 어떤 마음을 흘려보냈는지. 그리고 또 이어질 날은 어떤 모양을 가졌는지. 두 분석가는 인터뷰 내내 경기를 보는 것처럼 자신의 길을 짚었다. 그들이 가리키는 손끝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현재, 지금의 자리가 나온다.

아래는 2019년 롤챔스 분석데스크에서 함께하게 된 두 분석가, 홍민기와 강형우를 만나 들은 자세한 이야기들이다. 

먼저 자기 소개와 현재 근황 부탁드립니다

'매드라이프' 홍민기: 안녕하세요 2018년 은퇴한 이후로 개인 방송, 객원 해설을 거쳐 2019년 롤챔스 분석데스크에 앉게 된 '매드라이프' 홍민기입니다. 분석데스크는 게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코너이고 1세트와 2세트 종료 후 김민아 아나운서, 하광석 해설가, 캡틴잭 그리고 저까지 네 명이 출연하고 있습니다. 저랑 캡틴잭은 프로 출신이기 때문에 경험을 녹여 설명하는 역할을 담당 중입니다.

'캡틴잭' 강형우: 안녕하세요 어제 저녁 웹툰을 보다 잔 '캡틴잭' 강형우입니다. 가장 최근인 12월에 올스타전을 다녀왔고 이후 개인 방송을 하다 라이엇에서 좋은 제안이 들어와 분석데스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이유는 사람들 앞에 모습을 비추는 게 굉장한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번에 프로게이머 팀이 아니라 스트리머로서 C9에 소속됐습니다.

 
 



두 분 다 활동을 오래 쉰 적이 없어요. 계속해서 2019년 새로운 시즌도 팬들과 함께하게 됐는데 마음가짐이 달라지진 않았는지

홍민기: 선수일 때부터 응원해주신 팬도 있고 개인 방송을 시작하면서 좋아해주신 팬도 있는데 항상 감사하단 생각 뿐이에요. 제가 선수거나 스트리머거나 분석가거나 상관없이 어떤 모습도 좋아해주시잖아요. 은퇴 후 선수가 끝나면 내 전체가, 삶이 끝난다는 느낌이 들어 암담했는데 팬들이 어떤 일을 해도 응원하겠다 괜찮다 해주셔서 기울어지던 마음이 지탱 됐을 때가 기억에 남네요.

강형우: 저도 새로운 팬층이 생겼어요. 개인 방송 이후로 이미지가 많이 변했잖아요. 캡틴잭이 원래 이런 성격이었어? 하시는 분들도 있고. 선수 때에 비해서 가벼운 이미지로 바뀌었는데 그 부분에 매력을 느껴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계속 응원해주시는 팬분들이 있어 항상 감사할 따름이고 저도 이에 발맞춰서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으로 보답하려고 합니다.

선수 이후 스트리머, 해설자로 그리고 또 분석가에 도전합니다. 은퇴한 선수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많은 변신을 꾀하는데 이 과정에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홍민기: 제가 현역 선수일 땐 코치 외에 딱히 다른 길이 없었어요. (이)현우 형이 선수 출신에서 좋은 해설가로 자리잡아 새로운 길을 연 정도. 근데 시간이 지나니 다른 길도 생기더라고요. 차차 은퇴를 준비할 때 정말 많은 생각을 했는데 평소 다른 스트리머들의 방송을 재밌게 봤던지라 가장 먼저 개인 방송을 시도했던 것 같아요. 이후 좋은 제의가 들어와 객원 해설까지 도전했습니다. 변신을 거듭하면서 느낀 건 각 역할마다 다른 능력을 요구한다는 건데 각각의 일을 배우는게 재밌었어요. 게임할 땐 플레이, 스트리밍은 방송 송출, 해설엔 경기 내용 등등. 그 과정이 즐거워서 분석데스크까지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것 같아요. 사실 분석데스크 제의를 받았을 때 과연 내가 말을 잘할 수 있을까, 감이 녹슬진 않았을까 걱정도 했는데 연습하면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란 마음가짐으로 수락했습니다. 

강형우: 저도 매드라이프와 별반 다르지 않은데 계속 변화를 시도하는 이유는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싶은 게 커요. 프로게이머는 원래 게임 말고 아무것도 모르거든요. 근데 저는 호기심이 높아서 다른 일에 관심이 많은 타입이었어요. 변화를 거듭하면서 나에게 맞는 게 뭘까 찾아보고 싶어 정말 많은 것들을 시도했어요. 제일 처음으로 했던 건 해설, 그 다음은 중국에 건너가 코치를 했는데 몸소 경험하고 것을 좋아해 코치 쪽은 잘 안 맞는구나 깨달았어요. 최근엔 개인 방송에 정착 중이고 아시다시피 분석데스크까지 도전했습니다. 분석가로 변신한 건 개인 방송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프로 경험, 전문적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선수의 시선으로 롤챔스를 대할 때와 분석가의 시선으로 롤챔스를 대할 때 다른 점이 있나요

홍민기: 선수 시절 다른 경기를 볼땐 내가 더 잘하기 위해서, 팀이 더 잘되기 위해서 봤어요. 이 선수의 플레이를 이해해 습득하기 위해서요. 근데 분석가가 되고 나서는 선수의 플레이를 이해하기 보단 경기 자체를 습득하려고 노력해요. 내가 어떻게 경기를 이해하고 습득하냐에 따라서 디테일이 달라지잖아요. 저는 보다 쉽게 아이언 티어도 이해할 수 있는 분석이 목표기 때문에 더 신경 쓰는 것도 있어요.

강형우: 가장 큰 차이는 심리적인 것에 포커스가 가냐 아니냐, 이 점이에요. 물론 지금도 플레이를 보고 심리를 유추할 수 있지만 프로신을 떠난지 꽤 되다보니 감이 죽은 게 느껴지더라고요. 지금은 경기에 대한 걸 토론하고 정보를 디테일하게 잡는 거에 포커스가 맞춰져있죠. 

두 분 다 해설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선수-분석가의 시선과 같이 해설가-분석가의 입장 차이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홍민기: 해설가와 분석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러닝 타임이에요. 둘 다 생방송이지만 해설은 즉석에서 바로바로 진행되고 분석가는 준비 시간이 있어요. 해설가는 그 자리에서 바로 나오는 만큼 더 잘 보는 것도 있고 놓치는 것도 있어요. 분석가는 시간이 주어지는 대신 더 디테일하게 원인을 찾아야하죠. 그 점이 가장 달라요.

강형우: 저도 비슷하게 느껴요. 해설은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말을 내뱉어야 하고 분석가는 준비 시간에 경기 이해에 도움될 만한 내용을 정리해요. 해설은 즉발적인 만큼 순발력을 필요로하는데, 저는 그 점에서 분석가 포지션이 더 맞다고 느꼈어요.

 
 



분석가를 새로 도전함에 있어 지향하는 지점이나 지양하는 지점을 정했을 것 같아요. 둘 중 하나만 말씀해주셔도 좋고 둘 다 말씀해주셔도 좋습니다

홍민기: 아는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분석을 말하고 싶지 않아요. 물론 롤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알아듣기 쉽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지 않아도 선수들의 플레이가 좋아 경기를 볼 수도 있잖아요. 실제로 그런 분들이 많은 편이구요. 어느 케이스든 경기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분석이 제 지향점입니다. 또 프로게이머는 말로 하는 대신 플레이, 실력으로 말하는데 그걸 언어로 번역하는 게 분석가의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 분석이 흑백으로 남아버리는 걸 원치 않아요. 결국 시청자들은 TV에서 나오는 말에 영향 받을 수밖에 없거든요. 이 선수가 여기서 못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끔 영향 끼치는 건 피하고 싶어요. 이건 지양점이겠네요.

강형우: 지향하는 점이랑 지양하는 점이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분석가라는 건 말 그대로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는 거라고 봐요. 생방송으로 중계가 나갈때 모든 순간이 화면에 잡히진 않잖아요. 놓친 부분을 캐치해 이해를 돕는 코너. 일반인도 할 수 있는 분석이면 의미가 없어요. 분석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는 게 제 지향점입니다. 

아직 3주차가 지났을 뿐인데 현재 롤챔스는 혼란 그 자체예요. 두 분은 과거에 우승도 경험했고 부진도 경험했던 굴곡 있는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지금 선수들에게 감정이입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홍민기: 일단 안타까운 게 크죠. 승부의 세계에선 이기는 팀 있으면 지는 팀도 있는 거니까. 근데 뭐라고 말하기 애매한 것 같아요. 안타깝고 잘 됐으면 좋겠고 딱 그정도까지. 한쪽으로 치우쳐서 말하기엔 승자나 패자 똑같이 노력한 걸 알고 있고, 분석가로서 한 팀을 편애할 수도 없어요. 경기력이 안 풀릴땐 근육 뭉친 것처럼 잘 흐르지 못하고 어딘가가 뭉친 거거든요. 그런 게 잘 풀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형우: 감정 이입이 많이 되죠. 특히나 이번 시즌은 신예들이 활개치고 있고 메타도 급격하게 바뀌고 있잖아요. 롤은 패치가 잦은 게임이니까 새로운 메타들이 생기는데 그 메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곧 실력이 돼요. 기존 선수들이 메타 변화에 두려움을 가지면 안 되는 시기 같습니다. 더 과감한 플레이에 도전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게 중요한 마음가짐 아닐까요.

 
 



다들 프로게이머는 직업의 특성상 오래 하고 싶어도 지속할 수 없다고 이야기해요. 그런 의미에서 지난 프로게이머가 계속 얼굴을 비추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일이 중요하다 싶은데, 은퇴를 생각하고 있거나 앞두고 있는 선수들에게 해 주고 싶은 얘기가 있을까요

홍민기: 은퇴라는 건 기량으로든 개인적인 사정으로든 끝을 알리는 거라서 예민한 거 같아요. 아직 잘할 수 있는데 대회 성적이 안 나와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졌고 그때부터 서서히 은퇴를 생각하게 됐어요. 그게 제 케이스예요. 제일 힘들었던 건 은퇴하면 끝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난 이후에 뭘 해야하지, 어떻게 해야하지. 그렇지만 이에 주눅들지 않고 솔직한 심경을 주변에 알려 마지막을 더 열심히 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은퇴하고 나서 후회했던 건 마지막까지 열심히 안 한 거였어요. 어차피 나는 꺼져가는 불꽃 같으니까, 자존감도 없고. 이대로 어영부영 시간만 흐르도록.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면 저처럼 후회하지 말고 마지막에 모든 걸 태우고 갔으면 좋겠어요. 정말 열심히 하다보면 또 그게 발판이 돼 은퇴 후에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답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강형우: 은퇴를 할지 말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그러더라고요. 선수는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해라. 지금도 그 말이 기억에 남고 저 역시 후회가 돼요.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해볼걸 하고. 주변에서 은퇴한 선수들의 말을 들어봐도 다 비슷해요. 그래서 추천하고 싶은 건 선수를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는 것. 그리고 자신이 선수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것. 은퇴한 이후엔 수많은 선택지가 있잖아요. 인지도 활용, 게임적 지식 활용, 그것도 아니라면 벌어놓은 돈으로 아예 다른 일을 시도해도 되는 거고. 자신감을 계속 가지고 선수를 그만둔다면 그 이후에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잘할 수 있을 거예요.

오랜 시간 선수로 뛰었지만 이제 막 롤챔스를 보기 시작한 팬들에겐 '매드라이프'와 '캡틴잭'이 선수가 아닌 분석가일 거예요. 예전에는 잘하는 선수, 최고의 선수 등으로 기억되고 싶었다면 지금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홍민기: 분석가로 저를 알게되더라도 저 사람이 누구지, 하고 찾아보면 아 선수였구나 하면서 이것저것 알게될 수 있다고 봐요. 서포터였고 이런 플레이를 했구나 하고. 스포츠에 전설들이 많은데 이에 근접하게만 인식해도 만족합니다.

강형우: 사실 제가 롤 팬들에게 얼굴 비춘 건 지난 올스타를 제외하면 해설에 얼굴 비춘 것 정도예요. 그때 인식이 좋지는 않았잖아요. 최대한 그 안 좋은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생각이에요. 분석데스크가 분량이 많은 편은 아니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순 없겠지만 최소한 예전처럼 안 좋은 모습은 없게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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