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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한인2세 "약탈 문화재 반환은 진정한 화해에 필수"

또융
BEST4
출석 : 452일
Exp. 52%
[등록된 소개글이 없습니다]

"식민주의 시대와 전시 중에 약탈해 간 문화재를 반환하는 것은 과거의 파괴 행위에 대한 화해와 치유 그리고 양국 간 미래 협력관계 구축에 꼭 필요한 일입니다."


최근 영문으로 '문화재 반환 상징적 외교'를 출간한 남지은(28) 문화유산회복재단 연구원은 1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문화재 반환은 침탈한 국가와 빼앗겼던 국가 사이에 아픈 과거를 잊고 평등적 미래 관계를 구축하는 데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리려고 책을 썼다"고 밝혔다.

남종석 폴란드 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의 자녀인 그는 현지에서 성장한 한인 2세다.

청소년기에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던 그는 모국을 직접 체험하려고 재외동포재단 장학생에 지원했다. 서울대 심리학과를 나와 연세대 대학원에서 국제협력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뿌리를 제대로 알기 위한 공부를 하다 보니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늘었고, 뜻밖에도 외국에 빼앗긴 문화재가 많다는 것에 놀랐다"며 "이를 돌려받는 일이 왜 정당한지 그리고 외교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무엇인지 알리려고 했다"고 책 출간의 의미를 소개했다.

문화유산회복재단의 지원을 받아 출간한 이 책은 문화재 약탈의 역사, 문화재 반환이 외교에 미친 사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증가한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국제협력, 국제기구·비정부기구(NGO)·기업·재외동포 등이 문화재 반환에 미치는 영향 등의 내용을 담았다.

남 연구원은 한국 문화재를 가장 많이 강탈한 국가는 일본(44%), 미국(25%), 중국(6%), 영국(4%), 프랑스(3%) 순이라고 전했다.

문화재 반환이 당사국 간 우호 관계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좋은 사례로는 일본으로부터 돌려받은 '북관대첩비'를 꼽았다.

임진왜란 때 일본군에 맞선 의병들의 승전을 기념하고자 함경북도 길주 지역에 세웠던 북관대첩비는 1905년 러일전쟁 때 일본군이 강탈해 갔다. 이후 비석의 내용이 거짓이라는 글이 새겨진 1t짜리 거석을 비석 위에 올려놓은 채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했다.

1978년 재일동포 사학자에 의해 비석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자 정부는 반환을 요구했다. 당시 일본은 비석이 있던 곳이 북한이라서 남한으로 반환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후 남북한 불교 단체가 합의문을 작성해 일본에 반환을 요구했고, 이를 계기로 2005년 6월 한일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반환에 합의해 그해 10월에 반환됐다.

남 연구원은 "비석은 복원·보존 처리를 거쳐 북한으로 보내져 원래의 장소에 다시 세워졌다"며 "문화재 반환을 위해 남북한이 외국을 상대로 협력한 첫 사례로, 당시 남북한뿐 아니라 일본과의 외교협력 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식민지를 경영했던 국가들은 문화재 반환을 막기 위해 수많은 핑계를 내세운다"며 "이를 돌려받기 위해서는 정당성을 알리고, 양국 정치·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론을 조성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300여 년 동안 아이슬란드를 지배했던 덴마크가 1971년과 1997년 두 차례에 걸쳐 다양한 문화재를 아이슬란드로 반환한 사례를 들며 "덴마크는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문화재 반환에 정성을 쏟았고, 오늘날 양국 관계는 식민지 경험에도 불구하고 아주 우호적"이라고 소개했다. 

 

서구 등 열강의 문화재 약탈과 반환이 많으므로 이를 알리기 위해 우선 영문으로 출간해 아마존 킨들 등 외국의 주요 서적 사이트에 책을 소개했다. 하반기에는 한국어로도 책을 출판할 계획이다.


그는 "문화재를 빼앗긴 국가가 아직도 개발도상국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 반환을 위한 목소리를 높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국제사회 협력과 공조가 필요한 일로, 같은 경험을 공유하면서 국제사회 영향력도 커진 한국이 앞장서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책을 쓰면서 국외로 흩어진 수많은 우리 문화재를 알게 됐고, 당사국이 반환에 소극적인 이유에는 우리 문화의 우수성도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덕분에 한민족으로서의 자긍심도 커졌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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