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 정부가 자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현지 직원을 위한 코로나19 백신 구입비를 요청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베트남에 생산라인을 둔 국내 기업들이 수십억원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에서는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 4차 유행이 확산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현지 생산라인 가동을 두고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베트남 정부와 현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한화로 28억원가량을 베트남 중앙정부와 지방성에 기부했다. 이달 박닌성에 현금 100억동(4억8000만원), 박장성에 60억동(2억9000만원) 상당의 방역물품을 각각 기증한 데 이어 중앙정부에 20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박닌성은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을 비롯해 삼성 협력사들이 다수 몰려있는 대표적인 공단 지역이다.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은 직원 수가 2만여명, 삼성디스플레이는 3만5000여명에 달한다. 박닌성과 가까운 박장성에서도 삼성 협력사가 다수 생산라인을 운영 중이다.
SK도 베트남 중앙정부에 100만달러(약 11억2000만원)를 기부했다. LG전자는 생산시설이 있는 하이퐁성에 15억50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CJ그룹이 코로나19 백신기금으로 64억9000만동(약 3억1800만원), 신한은행이 60억동(약 2억9000만원)을 베트남 정부에 기부했다.
다른 외국계 기업 중에서는 일본 토요타와 대만 팍스콘이 각각 5억원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들이 잇따라 기부금을 내놓은 것은 베트남 정부의 백신 구매 펀드 참여 요청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베트남 중앙정부는 지난 5월 말 백신 총 1억5000만회분을 확보하기 위해 11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재원을 배정하고 현지에 진출한 기업에 비용 부담을 요청했다.
구체적인 부담 방식이나 액수는 알려지지 않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현지 생산라인 가동에도 문제가 생기는 만큼 기업들이 베트남 정부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베트남에 공장을 둔 국내 기업 관계자는 "베트남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되면서 베트남 정부가 백신 확보를 비롯해 다양한 해결책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기업에도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지원에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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